모야모야병의 진행 과정과 단계별 특징
모야모야병은 보통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쳐 천천히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며, 각 단계는 혈관 영상 검사(특히 혈관조영술)를 통해 뚜렷한 변화가 확인됩니다. 모야모야병의 진행 단계를 Suzuki 분류법에 따라 단계별로 나누어 살펴보겠습니다.
1단계 (초기): 내경동맥 말단부의 국소적 협착 시작
모야모야병의 가장 초기 단계로, 내경동맥의 말단부에서 미세한 협착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에는 환자가 자각하는 증상은 거의 없거나 매우 경미하여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혈관 영상에서는 협착의 초기 징후가 관찰되며, 아직 신생혈관이나 우회혈관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2단계 (진행 초기): 혈관 협착의 명확한 진행 및 신생혈관의 출현 시작
내경동맥의 협착이 더욱 진행되어 혈류가 감소하게 됩니다.
이 단계에서 뇌 조직이 산소 부족 상태에 놓이면, 뇌는 이를 보상하기 위한 새로운 혈관 형성(neovascularization)을 시작합니다.
혈관조영술에서 뇌 기저부 주변으로 미세한 혈관(모야모야 혈관)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증상은 간헐적인 두통, 일시적인 허혈성 발작(TIA), 일시적 마비, 운동장애, 감각이상 등 간헐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3단계 (중기): 협착의 심화와 모야모야 혈관의 뚜렷한 발달
내경동맥의 협착 정도가 매우 심각해지고, 혈류의 부족이 명확해집니다.
이 단계에서는 뇌가 혈류 감소를 적극적으로 보상하기 위해 더 많은 모야모야 혈관이 발달합니다.
혈관조영술에서 뇌 기저부 부근에 연기나 안개처럼 뚜렷하게 퍼져 보이는 비정상적 혈관망이 확인됩니다. 이 형태가 일본어로 '모야모야(もやもや, 안개 같은 형태)'라고 표현되는 이유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뇌허혈 증상이 빈번하게 나타나며, 발작, 마비, 언어장애 등의 증상이 보다 뚜렷하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4단계 (진행 중기): 혈관 폐색이 진행되고 모야모야 혈관이 최고조로 발달
주요 혈관이 거의 완전하게 협착되거나 폐색 단계에 이르면서 혈류 공급이 매우 부족한 상태입니다.
이 시기에는 뇌의 혈류 보상이 매우 활발히 이루어져, 모야모야 혈관이 가장 많이 나타나고 그 밀도도 최고 수준에 이릅니다.
증상으로는 지속적인 두통, 반복적인 뇌허혈 발작, 운동장애, 인지장애 및 학습장애 등이 자주 발생합니다.
혈관 구조가 불안정하여 출혈성 합병증이 동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5단계 (진행 말기): 모야모야 혈관이 감소하고 우회 혈관으로 혈류 재편
모야모야 혈관이 점차 퇴행하면서 감소하는 시기입니다.
두피, 근육 등 뇌 외부의 혈관에서 뇌 내부로 연결되는 우회혈관(collateral vessels)이 발달하면서 혈류가 재편되는 과정이 일어납니다.
우회 혈관들이 뇌로의 혈류 공급을 어느 정도 유지해주지만, 구조적으로 매우 불안정하여 여전히 뇌출혈이나 허혈성 발작의 위험이 있습니다.
증상은 여전히 지속되며, 발작의 빈도와 중증도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6단계 (말기): 내경동맥 완전 폐색 및 안정된 우회혈관 상태
내경동맥 말단부가 완전히 폐색되고, 뇌 혈류 공급은 거의 전적으로 우회 혈관에 의해 이루어지는 상태입니다.
모야모야 혈관은 거의 소멸되고 우회 혈관망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단계로 접어듭니다.
이 단계에서는 뇌혈류가 일정 부분 안정될 수 있으나, 여전히 혈류량이 충분하지 않으며 출혈과 허혈의 위험성은 지속됩니다.
이 단계에서 증상은 비교적 안정될 수 있지만, 이미 발생한 신경학적 손상은 영구적으로 남아있어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모야모야병의 단계별 치료적 접근
초기 단계 (1~2단계)
정기적 추적 관찰과 약물 치료가 주요합니다. 뇌혈관 상태를 자주 모니터링하고, 혈액순환 개선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중기 단계 (3~4단계)
수술적 치료가 적극적으로 고려되는 단계로, 직접 혈관 문합술(표재성 측두동맥-중대뇌동맥 문합술, STA-MCA bypass)이나 간접 혈관 문합술(EDAS 등)이 권장됩니다.
말기 단계 (5~6단계)
혈류가 우회 혈관으로 완전히 재편된 경우로, 추가적인 수술보다는 보존적 치료와 예방 관리에 집중하여 뇌졸중 및 출혈성 합병증의 예방이 중요합니다.